LCD TV 표준 "40인치냐, 42인치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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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CD TV.(자료사진=중앙포토)

LG전자 LCD TV.(자료사진=중앙포토)

"40인치가 좋을까, 42인치가 좋을까."

LCD TV 표준을 둘러싸고 이른바 '2인치 전쟁'이 재점화됐다. 삼성전자, 소니를 위시한 40인치 진영과 LG전자와 필립스 등 42인치 진영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표준경쟁에서 밀리면 관련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된다. 도태된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존 설비도 바꿔야 돼 실질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TV메이커간 표준경쟁이 치열해질수 밖에 없는 이유다.

◇ 대만 업체의 양동작전

40인치 진영과 42인치 진영은 대형 LCDTV가 보급화되면서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대만의 LCD패널 업체인 AUO가 42인치 외에 40인치 패널까지 생산키로 결정하면서 양 진영간 신경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

AUO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40인치 패널 공급 의뢰를 받고 10월부터 대량생산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AUO는 원래 42인치 패널에 적합하도록 7.5세대 LCD라인을 신설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40인치 패널도 함께 생산키로 결정해 40인치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

여기까지는 40인치 진영의 승리다.

그런데 AUO의 HB 첸(Chen) 회장은 42인치를 지지하는 발언도 함께 했다. 첸 회장은 40인치 생산 결정 발표와 함께 "2년안에 42인치가 40인치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납품을 위해 40인치를 생산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42인치가 대세라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40인치 진영과 42인치 진영 양쪽에 발을 담그는 양동작전으로 풀이된다.

◇삼성.LG 치열한 표준 경쟁

AUO의 애매한 태도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불붙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LCD 패널 시장에서 40인치가 대세인 점을 앞세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조사결과 지난 2분기 40인치 LCD패널 매출은 6억6770만달러로 42인치의 4억4480만달러를 크게 앞섰다. 3분기 예상치는 40인치 10억1450만달러, 42인치는 9억3230만달러 가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0인치의 경쟁우위는 시장에서 이미 판가름 났다"며 "AUO가 40인치를 생산 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함께 40인치 TV세트를 시장에 먼저 내놓은 선발주자의 잇점을 누리고 있다.

이에비해 42인치 진영은 '2인치의 프리미엄'이 40인치대에서도 먹힐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값이면 2인치 정도 더 큰 제품을 고객들이 선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LCD TV 규격에 30인치 제품이 있었다. 이 규격은 LG전자와 샤프가 주로 만들었는데 32인치에 밀려 단종됐다. PDP TV의 경우도 초기에 40인치 모델이 출시됐으나 42인치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2인치 프리미엄이 40인치대 TV 경쟁에서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LG필립스LCD나 대만업체들은 42인치에 최적화된 패널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어 42인치대가 표준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42인치 진영은 32인치 다음 모델로 37, 42, 47인치 등 5인치 간격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40인치 진영은 32인치 다음에 바로 40인치와 46인치 모델을 내놓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37인치 모델을 합친다면 42인치 진영이 표준 경쟁에서 앞선다는 게 LG측의 주장이다.

지난 1분기 디스플레이서치가 조사한 37, 42, 47인치의 TV세트 판매대수는 64만8000대, 40, 46인치의 TV세트 판매대수는 39만대로 집계됐다. 다만 37인치를 빼면 40인치 진영이 여전히 앞서는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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