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빌딩 반사유리에 "피해" 눈의 통증·두통 호소 9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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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형빌딩 표면에 사용된 태양 반사유리가 인근 주민들에게 심한 시각장애와 실내온도 상승 등 각종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경희대 김정태 교수(건축학)가 최근 대형반사유리가 건축자재로 사용된 L빌딩(서울 강동구 잠실동 소재)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인근지역 아파트 주민 1백36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가운데 86.1%가 빌딩에서 나오는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심한 눈부심을 겪고 있고, 눈부심을 겪는 가구 중 81.3%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눈부심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또 눈부심을 경험한 사람들 가운데 87.5%가 반사광으로 인해 현기증이나 눈물을 흘린 적이 있고 97.5%는 미처 빛에 순응되지 않아 실내가 어둡게 느껴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체의 91.8%가 눈의 통증으로 두통이나 정신적인 히스테리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반사광이 하루 중 실내에 들어오는 경우는 평균 4.8시간으로 이로 인해 아파트 실내온도가 상승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즉 주민들의 19.8%가 반사광으로 인해 실내온도가 섭씨 1∼2도 높아졌다고 대답했고, 43.5%는 섭씨 3∼4도 정도 높아졌다고, 29.8%는 섭씨 5도 이상 높아졌다고 응답해 전체의 73.3%가 섭씨 3도 이상 실내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또 L빌딩에 반사유리로 만든 투명한 관광용 엘리베이터가 아파트를 향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반사광으로 인한 시각장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민도 전체의 85.3%에 달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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