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풍수학] 건물색도 방위에 맞아야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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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본관(사진)은 풍수적 색상을 고려해 흰색을 칠했다.

지금은 ‘디자인 시대’다. 디자인과 함께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 색이다. 디자인에 의해 어떤 생산품이 호감을 소비자에게 준다고 해도 그보다 먼저 눈길이 닿게 하는 것은 색상이다. 상품의 외부나 내부의 색상이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하면 엄청난 돈을 투자한 디자인 제품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외모, 곧 디자인이 ‘짱’이어도 그 위에 걸친 옷이나 옷의 색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시 한번 평가를 받게 된다. 외모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색이다. 면접을 보러 가는 수험생이 면접관에게 주는 첫 인상 역시 그가 무슨 색의 옷을 입고 나타났는가에 달렸다.

풍수에서 색은 전통적인 오방색으로 가름한다. 오방색은 오행에서 나온 것이다. 오행은 금(金)·목(木)·수(水)·화(火)·토(土)를 말한다. 금은 색으로 흰색이고 방향은 서쪽을 가리킨다. 목은 청색이고 방위는 동쪽이다. 수는 북쪽을 가리키며 색은 어두운 북방을 상징하는 검은색이다.

화는 불에서 온 기운을 상징하므로 붉은색이고 방향은 따뜻한 남쪽이다. 토는 방위상으로 중앙을 의미하고 중앙은 만물의 중심 혹은 천자가 머무는 곳이므로 색상은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 색이 대변한다. 다시 말해 황색이나 주황색이 이에 속한다.

사람의 경우 각자 타고난 오행의 기가 있다. 이른바 “아무개는 금 기운을 타고났다”거나 “목 기운이 강하다”는 말이 그것이다. 신체를 내부로 본다면 외부는 옷이다. 외부의 기가 내부의 기를 감싸고 보호해야 한다.

여기에는 오행의 상생관계가 적용되는 색깔의 옷을 입는 게 최상이다. 가령 자신이 금 기운이 강하다면 금 기운을 보강해 주는 황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게 좋다. 또 금 기운이 너무 강하다면 그 기를 줄여 주는 흰색의 옷을 입어야 한다.

건물도 예외가 아니다. 건물의 위치와 건물의 향에 따라 외부나 내부에 각각 적합한 색이 있다. 가령 동향을 한 건물이라면 기운이 들어오는 쪽은 그 반대 방위인 서쪽이다. 따라서 이 건물이 지닌 본래 기운은 서쪽이 속한 오행의 금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외부의 색깔은 금 기운을 보강해 주는 오행의 토에 속하는 주황색이 좋다. 주황색을 주된 색으로 하여 이와 유사한 계열의 색은 모두 합법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동향 건물에 붉은색을 외부에 칠한다면, 이는 외부가 내부를 극하는 현상이 일어나 오래지 않아 여러 가지 화(禍)를 불러오게 된다.

또 녹색을 칠하는 경우에는 외부의 목 기운과 내부의 금 기운이 서로 금극목(金克木) 현상을 일으켜 이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나 혹은 외부에서 오는 손님과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다.

다른 한편 건물의 색은 건물이 자리한 지리적 위치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4대문 안이 방위의 중심, 곧 혈 자리다. 4대문 밖에 건물이 있는 경우는 4대문 안으로부터 방위를 살펴 서쪽이면 흰색, 동쪽이면 녹색, 남쪽이면 붉은색 계열, 북쪽이면 흑색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 이외의 대도시나 중소도시의 경우 중앙 혈 자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우리나라의 전통 도시들은 대개 관아 터를 중심으로 사방에 읍성이 있게 마련이다. 그 읍성이 혈 자리의 경계가 되는 셈이다.

서울의 경우 삼성그룹의 건물을 보면 대개 풍수적 색상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창덕궁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연결선을 중심으로 봤을 때, 을지로 입구에 자리한 삼성화재 건물은 그 중심선에 근접해 있다.

따라서 건물의 외부 색상은 주황색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태평로에 있는 삼성본관은 이 중심에서 서쪽에 있기 때문에 흰색을 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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