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정상 외교로 "새 장"|본사 취재팀 헝가리 개혁 현장에 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특별취재반-진창립 외신부 차장|김동수 편집부 국장|주기중 사진부 기자】헝가리는 동구권 나라 중 최초로 지난 2월 우리 나라와 국교를 맺은 국가. 22일부터 노태우 대통령이 최초로 방문한다.
49년 8월 헝가리 인민 공화국으로 독립한 헝가리는 스탈린 주의에 입각한 소련식 사회주의를 받아들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누적, 56년 10월 「헝가리사태」로 폭발했다.
당시 총리이던 임레 나지는 의회 민주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한편 바르샤바조약기구 탈퇴를 통해 소련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소련은 반공·반소를 부르짖는 헝가리인들을 탱크로 진압, 나지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소적인 카다르 체제를 세웠다.
카다르는 소련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국내적으로 경제발전에 힘썼다.
즉 개방정책을 채택, 국민들로부터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68년부터 경제 개혁을 추진, 헝가리의 국민 생활 수준을 크게 끌어 올렸다.
77년부터는 동서 긴장 완화를 틈 타 서방측에 접근하는 적극외교를 펴 동유럽 국가 중 가장 개방된 국가로 자리잡았다.
85년3월 소련에 고르바초프 체제가 들어서면서 헝가리의 개혁 정책은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헝가리의 정치 개혁은 지난해 5월 지난 56년 헝가리 사태 이후 31년 동안 집권해온 카다르 공산당 서기장을 퇴진시킴으로써 더욱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카다르에 대신해 서기장에 취임한 그로스는 정치적으로 온건 보수적 성향의 인물이나, 개혁파 지도자들에 의해 과도기적 지도자로 추대된 인물이었다.
헝가리 개혁 정책의 클라이맥스는 지난 10월8일 단행된 헝가리 공산당의 자진 해체와 헝가리 사회당 창당이었다. 개혁파 정치인 니에르슈와 포츠가이 등이 이끄는 헝가리 사회당은 1당 독재·스탈린 주의·중앙 집권적 계획 경제를 포기하고 다당제에 입각한 의회 민주주의 .사회 민주주의·사회 주의적 시장 경제 체제를 선언했다.
이어 10월23일엔 헝가리 국호에서「인민」을 삭제하고 「헝가리 공화국」으로 개칭함으로써 계급적 대립을 중시하는 인민 공화국에서 국민적 화합을 중시한 공화국으로 전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