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연료 국산화 사업 선도|고 서경수 박사 흉상 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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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 에너지 연구소(소장 한필순, 90년 1월1일부터는 한국 원자력 연구소로 개칭)가 최근 기념식과 기념 강연회를 갖는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치렀다.
에너지 연구소는 기념식에 앞서 핵연료 국산화 사업 주역의 한 사람으로 지난해 10월 위암으로 별세한 고 서경수 박사(당시 51세, 중수로 핵 연료 사업부장)의 흉상 제막식을 갖고 고인의 공적을 기렸다.
대구 출생의 서 박사는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 68년 원자력청의 원자력 연구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래 한국 원자력 연구소 선임 연구원, 한국 핵 연료 개발 공단 핵 연료 가공실장을 역임했다.
숨지기 전까지는 에너지 연구소의 중수로 핵 연료 사업을 책임지고 있었다.
20년간 원자력 분야에 몸 담아 오면서 월성형 중수로 핵연료 국산화 기술 개발을 선도해 84년 9월 우리 손으로 만든 국산 핵 연료 시제품 24개를 처음으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 장전하는 역사적 업적을 수행했다.
그후 양산 공정 기술을 확립해 88년부터 월성 원전 소요 핵 연료 전부(연간 약5천2백개)를 국산 핵연료로 공급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핵 연료 개발 공단 핵 연료 가공 실장 시절 성형 가공 시험 시설도 그의 책임 하에 이뤄졌다.
44세에 박사 학위 (고려대)를 받을 정도로 만학도이기도 한 서 박사는 84년 여름 위암 수술을 받고도 숨지기 전까지 핵 연료 국산화 현장을 지킨 끈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서는 연구소측과 후원회가 모금한 성금 6천여 만원이 미망인 박숙자씨(48)에게 전달됐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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