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정 의원퇴진」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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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와 민정당 등은 노태우 대통령부재 중에 5공 청산에 필요한 내부 정지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에 따라 정호용 의원공직 사퇴문제, 전두환·최규하 두 전임대통령의 증언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민정당 지도부는 특히 5공청산문제의 핵심고리인 정호용 의원 공직사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정 의원 및 주변측근들에 대한 설득 노력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는데 빠르면 내주후반께 이춘구 사무총장 등 핵심당직자가 정 의원을 만나 공직사퇴문제에 관한 당의 입장을 통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관계자는 여야협상에 의해 5공 문제를 처리한다는 방침에 따라 의원의 명예가 충분히 존중되는 선에서 본인의 판단에 의해 사태가 매듭지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자진사퇴를 설득할 방침을 시사하고, 그러나 정 의원문제의 매듭 없이 내년 정국을 끌어갈 수 없다는 것이 여야 고위층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해 설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경한 대책을 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권지도부는 정 의원사퇴를 반대하는 대구·경북출신을 주축으로 한 정 의원지지 의원들에 대해서 설득·회유공작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주 22·23일 대구·경북의원간담회, 인천·경기의원간담회를 거쳐 당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정 의원의 의사를 타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정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할 때는 탈당을 권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의원은 어떤 경우든 의원직을 사퇴하거나 탈당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민정당 지도부의 어떤 설득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측은 자신의 사퇴·탈당을 설득할 경우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대구집회에서 결의한 백만명 서명운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지의원들 사이에는 사퇴반대서명이 진행되고 있는데 서명의원이 10여명 이상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측과 정 의원 측 사이에는 세력대결양상을 띠어 민정당의 내부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18일 당의 박희태 대변인 등 일부 하위당직자들은 박준규 대표·이춘구 총장 등 당 상층부의 정 의원 자진사퇴 설득작전에 불만을 표시하고 나서 당내 진통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정당 지도부는 정 의원 문제와 함께 전씨 증언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도 매듭짓는다는 방침아래 백담사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오는 23일이 전씨의 백담사은둔 1주년이 된다는 점을 감안, 당정고위 인사의 파견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당측은 또 최규하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국회출석증언을 반대하는 입장이 확고해 국회증언은 않기로 양해하고 이에 따른 야당측의 입장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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