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품질 신화'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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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품질의 대명사'로 불리웠던 도요타가 흔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미국에서 리콜된 도요타 차량은 모두 220만대로 2004년의 2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리콜 차량이 20만대에 불과했던 2003년에 비하면 무려 11배로 늘어난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도 지난해 도요타의 리콜 차량은 190만대에 달했다. 2001년에 비하면 무려 41배나 늘었다. 최고급 차종인 렉서스와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도 제동장치 불량 등으로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게다가 도요타는 레저용 차량인 하이럭스 서프의 조향장치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8년 동안 방치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또 결함 차량이 사고를 일으켜 다치는 운전자가 나오자 도요타의 고객품질부장 등 직원 3명은 지난달 업무상 과실상해 혐의로 입건됐다.

이와 관련,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도요타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도요타는 지난달 말 중역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을 집중 논의했다. 하지만 도요타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4~6월) 매출과 순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5조6380억엔(약 47조원)이었으며, 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9%나 늘어난 3715억엔에 달했다.

업계에선 엔화 약세와 고유가로 인해 도요타의 중소형 차량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 1분기 판매대수는 74만7000대에 달해 전년에 비해 17% 늘었고, 유럽에서도 20% 증가한 30만8000대를 팔았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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