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판매 경쟁 승용차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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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수출부진의 적신호로 내수에 사활을 건 승용차제작 3사간의 할부판매전이 교통체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계약금 10만원에 승용차구입」 「월3만∼5만원에 자가용 마련」 등-
자동차 1백만 대 돌파를 목전에 둔 서울시내는 이 같은 승용차 할부판매판촉전의 영향으로 최근 들어 기하급수로 는 「초보운전」의 신형승용차들이 러시아워의 길목 곳곳을 막아 체증을 유발하고있으며 2∼3년 된 새차가 중고매물로 쏟아져 중고자동차시장의 가격이 일대 혼란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
교통전문가들은 현재의 도로사정 등 교통여건으로는 자동차의 자연증가도 소화할 수 없는 지경인 만큼 승용차할부판매제는 제한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판매전=현대 엑셀의 경우 이 달 초부터 계약금10만원을 내면 승용차를 인도하고 잔액은 매월 5만원씩 48∼60개월 분할납입, 연말보너스 때 30만∼80만원씩 추가 부담하는 특별할부판매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우 르망도 계약금 12만원만 내고 승용차를 인수한 후 연말보너스 때 1백50만원을 인도금으로 지불하면 나머지는 월9만여원 씩 60개월 할부가 가능하다.
또 기아프라이드는 1백2O여만 원의 차량인도금을 지불해야 승용차를 구입할 수 있으나 매달 불입금이 3만8천여원 밖에 되지 않는다.
실태=금년 1월부터 9월까지 현대·대우·기아 등 3사가 내수용으로 판매한 중·소형승용차는 모두 39만6천 여대.
이중 할부판매는 전체의 69%(현대) ∼81%(기아)를 차지한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3사가 경쟁적으로 장기할부판매 등 각종 판촉제도를 들고 나오는 것은 수출부진 탓.
국내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1백9만 여대의 자동차를 생산, 이중 57만6천 여대를 수출하고 52만3천 여대를 국내판매, 수출·내수비율이 절반 정도였으나 올해는 원고현상 등으로 수출·내수 비율이 3대7로 수출이 급전직하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 예=일본·유럽 등에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난을 덜기 위해 차고가 있다는 증명이 있어야만 승용차를 판매하거나(일본) 할부판매금지 등의 승용차출고제한정책을 쓰는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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