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 가격담합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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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급휘발유의 가격자율화가 유명무실하다.
유공·호유·경인·쌍룡·극동 등 5개 정유회사들이 내놓고 있는 고급휘발유의 공장출고가격이 똑같고 대리점·주유소들의 판매가격도 동일해 가격자유화 후 정유사 및 유통업체들간 담합의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동자부는 지난 3월27일 유가인하와 함께 석유제품가격 자율화의 단계적 조치로 휘발유시장(하루 2만배럴 규모)의 약5%를 차지하는 고급휘발유의 고시가제를 해제, 메이커 및 유통단계별 판매가격을 모두 자유화한바 있다.
그러나 4일 고급휘발유의 시중 유통가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유5사는 3월27일을 기해 특소세 인하분을 반영, 고급휘발유의 대리점 출고가격을 종전 드럼당 9만2천7백44원에서 8만5천1백44원(ℓ당 4백25원72전)으로 일제히 내려 각 정유사가 같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으며 대리점들은 이를 8만9천8백74원(4백49원37전)에, 주유소들은 다시 마진을 포함해 모두 ℓ당4백88원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천일석유·경일석유·동해유업 등 석유대리점회사들과 흥국상사 반포주유소 등 주유소들은 『가격자율화가 됐다 해도 정유 각 사가 똑같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달리해 팔 수 없다』며 정유사들이 제시한 제품가격표에 따라 판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호유와 함께 시장의 약80%를 양분하고 있는 유공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자율화 후 원가변동요인이 없어 종전처럼 같은 가격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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