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재신임' 정국] 자민련 초강경 당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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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김종필(JP)총재가 단단히 화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을 일본에서 전해들은 JP는 일본 체류 일정을 하루 단축해 일요일인 12일 오후 귀국했다. 그러고는 영종도 공항에서 마포 당사로 직행해 긴급 확대당직자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JP는 盧대통령의 11일 발언에 대해 "본인이 국정 운영을 잘못한 책임을 왜 국회와 정치권에 돌리느냐"며 "이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규정했다.

회의 결과 자민련은 초강경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유운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盧대통령이 리더십 결핍, 인사 실패, 측근들의 부정 부패 책임을 국회와 정치권에 전가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것으로, 용납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재신임 문제를 철회함과 동시에 스스로 하야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영원한 2인자'로 불려온 JP가 주재한 회의에서 "대통령의 하야"를 당론으로 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자민련은 "만일 대통령 스스로 하야할 의사가 없다면 정책 등을 거는 술수를 써선 안되고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순수하게 재신임을 걸고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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