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안 부르는데 일방적으로 갈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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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연기된 자신의 방북에 대해 "저쪽(북한)이 내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해야 방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김대중도서관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가 혼자 가겠다고 하면 나만 사람이 이상해진다. 일방적으로 갈 수 없다"며 당분간 방북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임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강경 발언 등에 대해선 "북한 자체를 모르겠다.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이 손해 볼 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이런 모습에 손뼉 치고 좋아할 사람은 미국.일본의 강경세력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대해서도 "쿠바에서 보이듯 공산국가가 봉쇄로 망한 경우는 없다"며 "미국이 북한을 다루는 데는 조금 지혜롭지 못한 점이 있다"고 했다. 한.미 관계를 놓고는 "우리가 해준 만큼 대접받는 관계가 돼야 한다"며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미 외교를 주문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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