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위험" 가지 말라 말려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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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독교 단체가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려고 해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기독교 선교 관련 단체인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IACD)는 5~7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아프가니스탄 2006 평화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IACD 관계자는 1일 "카불.바미얀.칸다하르 등 5개 지역에서 약 1500명의 참가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5일 카불에 모두 모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한국인 1000명가량이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이규형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한 비상대책본부를 만들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조속히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해 달라"고 IACD에 재차 요구했다.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은 전날 안전사고에 대비해 5명의 요원으로 구성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보냈다. 지난달 25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외교부.법무부 등 6개 부처의 합동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군 수송기 또는 민간 전세기 운항을 준비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탈레반.알카에다 등의 조직이 테러 활동을 하고 있어 최근 3개월 동안 테러와 군사작전으로 1100여 명이 숨졌다"며 "기독교 관련 단체의 행사라는 점과 한국이 이라크 파병국이라는 면에서 테러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3월에 이 행사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부와 IACD에 통보했으며, 지난달 27일에는 관광비자를 가진 한국인의 입국을 당분간 금지한다고 알려왔다. IACD는 카불올림픽경기장에서 행사를 열려고 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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