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받은 환자가 의사가 설명하지 않았던 일시적인 부작용을 겪거나 불편함을 느꼈다면 시술 과정에 과실이 없더라도 병원이 위자료 지급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이인복 부장판사)는 12일 턱 성형수술을 한 후 입 주변의 근육이 늘어지는 느낌을 갖게 되자 2ㆍ3차 수술까지 받은 김모씨가 "의사가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없이 수술을 했다"며 B성형외과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첫 수술 직후 턱선이 울퉁불퉁해진 것이나 근육 이상을 느끼는 것은 입 주변 근육이 두껍기 때문이어서 치유가 가능하고 턱뼈를 깎는 과정에 잘못이 있지는 않다"며 "두 차례의 재수술 과정에도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의사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면 성형수술의 경우 그 결과에 따라 환자가 민감하게 반응해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외부활동에 장애를 받을 수 있으므로 치료 후 징후나 일시적 부작용 등도 환자가 알고 있어야 하나 피고측은 사전에 이를 설명하지 않은 만큼 설명 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성형수술이 치료가 아닌 미용목적이고 수술 당시 원고가 미혼이었던 점 등을 감안해 피고가 물어야 할 위자료 액수는 2천만원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2001년 10월 B성형외과 의사는 사각턱 등을 교정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별다른 상담 없이 곧바로 성형수술을 해 줬으며 김씨는 수술 후 턱선이 매끈하지 못하고 입 주변 근육이 고정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김씨는 이듬해 이 병원에서 턱에 보형물을 넣거나 턱 근육을 당겨 봉합하는 등 두 차례 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자 2004년 모 치과병원에서 턱 근육을 재배치하는 수술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