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구토·열·설사 빨리 병원 데려가야

중앙일보

입력

아이가 구토와 열, 물설사를 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성콜레라라고도 불리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려 사망하는 어린이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지난 17~1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9차 아태 소아소화기학회에서 필리핀의대 룰루 브라보 교수(소아감염학)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지구촌 어린이는 한 해 1억250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44만 명이 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상자는 두 돌 미만 영아에게 흔하다. 43%는 6~11개월, 5개월 미만 영아도 28%나 된다는 것.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의한 사망의 원인은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다. 심한 구토(처음 이틀 정도)와 하루 10~20회에 달하는 물설사(3~9일간)가 주범이다. 현재까지 로타바이러스를 박멸하는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병이 가라앉을 때까지 링거 주사 등으로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즉시 교정해줘야 한다.

브라보 교수는 "이 병은 주로 영아기에 발생하므로 치료 시기를 놓쳤을 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경고했다. 탈수.전해질 이상으로 신장.뇌.심장 등이 손상돼 지능저하 등 후유증을 남기며,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타바이러스로부터 내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홍콩 중화의대 소아과 토니 넬스 교수는 "현재로선 감염 경로를 알고 차단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로타바이러스는 환자의 대변을 통해 나와 손에 묻고, 다시 입에 들어감으로써 전파된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큰 장난감을 입에 넣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음식 등을 피하도록 부모가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넬슨 교수는 "영아들은 어른이 가장 주된 감염원인 셈"이라며 "영아를 돌보는 어른은 외출 후는 물론 아이를 만지기 전 손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예방 백신은 현재 개발 중이며 수년 내로 임상시험을 통해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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