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걱정 끝! 은나노 붕대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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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으로 만든 주전자에 물을 담아 놓으면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 극미량이지만 은이 물에 녹아 은 입자가 물속에 있고, 그 입자는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이런 성질을 이용해 오래전부터 성수를 은 주전자에 담아 놓기도 했다. 옛 소련은 우주인의 음료수에 극미량의 은 입자를 첨가하기도 했다.

이런 은의 활용이 섬유로 확산하고 있다.

영국의 카이네틱㈜사는 최근 은을 섞은 섬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재생 섬유의 한 종류인 알긴산 섬유와 셀룰로오스 섬유에 항균.항진균 작용을 하도록 은을 첨가한 제품을 개발했으며, 비단에도 그런 기능을 넣는 공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은 입자를 섬유 제조 때 원사에 섞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은 섬유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섬유 원사에 은 입자를 섞으면 그 섬유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은의 효능이 지속하는 장점이 있다. 그릇이나 섬유 겉면에 은을 코팅하는 것은 벗겨질 가능성이 크지만 섬유 원료 자체에 섞으면 그럴 염려가 없다.

발포 고무나 플라스틱.필름, 병원용 가구, 수술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은 입자 혼합 섬유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붕대로 사용하면 상처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은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런 섬유로 만든 붕대를 사용하면 병원 내에서 병균에 감염되는 것을 크게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통 병균은 환자들이 사용하거나 접촉한 물건에서 옮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균도 은 입자는 죽일 수 있다.

은 입자를 섬유에 첨가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다. 이미 칫솔이나 내의 등이 상품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높은 제조 비용과 은 입자를 잘못 섞으면 섬유의 질이 나빠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카이네틱사는 그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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