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단적 선택’ 학생 증가…10년내 가장 많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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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학교가 전면 폐쇄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학교가 전면 폐쇄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의 수가 10년 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등학생은 총 147명으로 집계됐다. 140명이던 2019년보다 7명 증가했다.

학생 10만 명당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은 2020년 2.75명으로 2.71명을 기록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재작년에는 10만 명당 2.57명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인 10만 명당 극단적 선택 학생 수는 2015년 1.53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18년 이후 2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교육부와 교육·방역 전문가 참여한 '학교방역 평가회'는 코로나19로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우울·고립감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증가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지난해 11월 제3차 자살예방대책위원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로 두 학기 연속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학업과 친구 관계 모두에서 큰 상실감을 겪고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교육부는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 학교방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45명의 전문가를 투입한다. 학생이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전문기관에 방문해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언제든 학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을 늘리기 위해 정신건강 거점센터도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응급 심리지원이나 초기 치료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은주 의원은 “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고 있어 여러모로 우려된다"며 "각별한 정서지원과 맞춤형 행정과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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