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더스' 유산균 이용 질병치료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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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유익한 유산균인 `비피더스'를 이용해 고혈압, 당뇨, 식중독, 로타바이러스 등을 치료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지근억(池根億.49) 교수팀은 과학기술부의 미생물 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에 참여, 인체에 유익한 비피더스 유산균을 이용해 인체에 치료용 단백질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주로 대장균에 유전자를 삽입해 유용한 단백질을 생산했지만 대장균이 내는 독소와 원하는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까다로운 공정이 필요했다.

지 교수는 "비피더스균은 인체에 유익한 세균이기 때문에 그대로 섭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이 비피더스균이 몸 안의 병든 부위에 치료용 단백질을 전달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팀은 이 시스템에 대해 지난 2002년 미국, 일본, 유럽 등에 국제특허를 출원, 오는 9월 특허를 획득할 예정이다.

지 교수팀은 또 경희대 약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비피더스 유전자 전달 시스템을 응용, 비피더스에서 로타바이러스의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내 그 유전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타바이러스는 겨울철 유아의 장염에 의한 설사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1년 고양시 산후조리원에서 영아의 집단감염으로 사망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 교수는 "아직까지 로타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로타바이러스 감염방지를 위한 신약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타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기능의 비피더스균은 현재 약 1조원으로 추산되는 발효유 시장과 4천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식, 분유 등의 제품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유산균의 국산화 및 해외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 교수는 지난 1999년 제자들과 함께 ㈜비피도를 창업, 지금까지의 비피더스 에 관한 연구결과를 제품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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