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회충유충증"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요즘 충남 서해안에서 생선회를 먹고 '고래회충유충증'에 걸려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태안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S내과의 경우 이달 들어 생선회를 먹고 고래회충유충증에 감염돼 치료를 받는 환자가 하루 평균 1-2명에 이르고 있다.

이 의원은 2000년 11월 13일 개원 이래 현재까지 123명의 고래회충유충증 감염환자를 발견,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해줬다.

J내과에도 이틀에 1명꼴로 고래회충유충증에 감염된 환자가 찾고 있으며 H내과 역시 고래회충유충증에 걸린 환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생선회를 먹은 뒤 복통을 느껴 병원에 가도 위경련이나 장염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고래회충유충증에 감염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내과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김모(43.태안군 남문리)씨는 "지난 13일 저녁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사무실 인근 횟집에서 바닷장어회를 먹은 뒤 송곳으로 위를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가보니 고래회충유충증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내과 전문의 S(41)씨는 "오징어나 바닷장어, 놀래미 등을 회로 먹은 뒤 2-3시간 후 갑자기 배가 아플 때는 고래회충유충증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고래회충유충증을 방치할 경우 유충이 위벽을 뚫고 들어가 위궤양이나 위염이 생길 가능성이 큰 만큼 반드시 병원을 방문,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내과전문의 J(37)씨도 "고래회충유충증은 생선회를 즐겨 먹는 바닷가 주민들에게 주로 나타난다"며 "회를 먹을 때는 내장을 제거해서 먹거나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

고래회충유충증은 고래와 물, 바다표범 등의 위에 기생하는 회충류의 유충이 인체의 소하기관에 침입해 발생하는 감염증으로, 상복부통과 급성복통, 구토 등의 증세를 일으킨다.

(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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