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인간…초등생들 인체 지식 엉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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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로 갈라진 심장' '생선뼈처럼 생긴 팔다리의 뼈' '여러 개의 뼈로 이어진 허벅지와 장딴지'…. 이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인체다.

관악초교 박현수, 후암초교 배재영 교사, 도쿄(東京)예대 이토 요시오(伊藤惠夫)박사 등이 우리나라 초등학생 1~6학년 153명을 대상으로 우리 몸의 구조를 그리게 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인체를 추상적이고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나마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뼈대의 구조를 모르고 있고, 뼈가 관절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나 근육과의 상관 작용에 대한 이해가 적었다. 또 장기의 수나 상호 연관성을 알지 못하는 단순한 지식 수준의 어린이가 많았다.

이는 어린이들의 인체에 관한 지식이 시각적이고 사실적인 경험이 아닌, 책을 통한 언어적 지식으로 얻은 때문이다. 단지 좌심방.우심방이라는 명칭을 암기해 심장이 두 개로 돼 있다고 알고 있거나, 혈관과 심장과의 기능적 연결관계를 모르고 있었다. 갈비뼈를 만화책에 나오는 개가 물고 있는 뼈모양으로 나란히 배열해 그린 것, 팔.다리의 골격을 생선뼈처럼 그려 넣은 것들이 좋은 예다.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부터 인체모형이나, 괘도 등 구체적인 자료를 이용하여 사실적으로 교육해야 할 필요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겠다. 연구자들은 "이런 개념적 지식은 실생활에 응용할 수 없으므로, 과학교육을 할 때 시각이나 촉각 등 구체적 감각을 이용하는 교육이 강조되고, 어린이의 시각.지각 발달 단계에 맞춰 보다 조기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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