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럴섹스, 구강암 발병 위험 높여

중앙일보

입력

오럴섹스를 하면 구강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연구진이 과학전문지 '사이언티스트'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 접촉으로 전이돼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HPV16가 수많은 구강암 환자의 종양에서 발견됐다.

구강암 환자 가운데 종양에서 HPV16 바이러스가 발견된 환자의 경우 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오럴섹스 빈도가 3배 가량 높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남녀간에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는데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오럴섹스에 의해 구강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데는 성별 구분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수의 젊은 구강암 환자에게서는 흡연과 음주 등 대표적인 구강암 유발 원인을 찾을 수 없었으며 이들에게는 오럴섹스만이 HPV 감염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이번 연구에 앞서 HPV종(種)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구강암이나 항문암 등 다른 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과대학의 라파엘 비시디 바이러스학 교수는 "HPV가 다른 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지만 표본집단의 크기면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연구"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리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프랑스 리옹 소재 국제암연구소(IARC)의 지원 아래 1천732명의 건강한 자원자와 유럽, 캐나다, 호주, 쿠바 및 수단에 거주하는 구강암 환자 1천670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옹<프랑스>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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