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근조절 인공수정체로 백내장·노안 동시 치료

중앙일보

입력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는 새로운 인공수정체 사용이 확산할 전망이다.

조절인공수정체로 불리는 이 안내 삽입 렌즈는 독일의 휴먼옵틱사가 1998년 개발한 것으로 국내에는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통과했고, 지난 9월 건강보험공단에서 백내장용 노안교정렌즈(보험 비급여 항목)로 임상 허가를 받았다.

이 조절인공수정체가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은 굴절작용을 한다는 것. 백내장 환자가 일반 수정체로 갈아낄 경우 시력이 원거리에 맞춰져 있어 가까운 곳을 보려면 돋보기를 써야 했다.

그러나 조절인공체는 스스로 조절력을 가져 눈의 초점에 맞춰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

원리는 이렇다. 백내장은 빛의 굴절기능을 맡는 수정체(단백질로 구성)가 뿌옇게 변하는 현상. 따라서 백내장을 수술하려면 수정체 막을 제거하고 혼탁해진 단백질을 제거한 뒤 투명한 인공수정체로 갈아끼워야 한다.

조절인공수정체도 기존 제품처럼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은 같다. 단 이 제품에는 네 방향에 다리가 부착되어 수정체 외곽을 단단하게 버틴다.

그리고 모양체(시력의 원근을 조절하는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렌즈가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는 변화를 한다.

환자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아이센터 윤주원 원장이 3개월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23명(38안)을 대상으로 시력을 조사한 결과 근거리(30~40㎝) 시력 1.0 이상이 10안, 0.7~0.8 17안, 0.5~0.7 8안, 0.5 이하 3안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만족도는 매우 만족 14명, 대체로 만족 6명, 보통 3명으로 대체로 높았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우선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가격이 1안당 2백만~2백50만원 이상으로 비싸고, 나이가 들어 모양체가 노쇠하면 굴절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

윤원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49세 이전 백내장 유병률이 4%에 이른다"며 "조절인공수정체 수술은 노안 초기 이전 환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서울에선 코리아아이센터.연세아이센터.부산 인제대 백병원.대구 새빛안과 등 7~8곳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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