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공격은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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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32강〉 ○·이치리키 료 9단 ●·구쯔하오 9단

장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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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③=흑▲의 한방에 백이 휘청거린다. 양곤마의 비극적 운명이 감지된다. 힘이 약한 기사라면 여기서 일사천리로 허물어질 것이다. 이치리키 료는 그러나 힘이 장사다. 보통의 일본기사들과 다른 체질이다. 그는 1을 선수한 뒤 3으로 붙인다. 곤궁할 때는 적의 어깨에 기댄다. AI도 참 좋아하는 수법이다. 구쯔하오는 4로 한발 물러서고 이 틈에 백은 5로 밀고 들어간다. 단순히 도망치지 않고 흑을 공중에 띄워 동행하겠다는 강수다. 흑도 아연 긴장한다.

참고도

참고도

◆참고도=반사적으로 흑1 막고 싶지만 백2로 끊기면 의외로 쉽지 않다. A 부근이 백의 선수라 흑3 받으면 7까지는 예상 가능한 수순. 여기서 백8로 미는 수가 좋다. 흑도 중앙이 약해 공격 패턴이 떠오르지 않는다. 역시 공격은 어렵다. AI도 공격을 선호하지 않는다. 특히 살(殺)의 바둑은 아주 싫어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구쯔하오는 강하다. AI가 추천한 흑1,3의 절단을 정확히 찾아냈다. 하지만 이치리키의 백6도 칼칼하다. 적어도 지리멸렬의 양곤마 모습은 아니다. 이때가 흑에겐 최대의 기로였다.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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