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B12, 루 게리그病 진행 억제

중앙일보

입력

비타민B12의 하나인 메틸코발라민(methylcobalamin)이 '루 게리그병'으로 알려진 퇴행성 근육질환인 근위축성축삭경화증(筋萎縮性軸索硬化症 - ALS)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쿠시마(德島)대학 의과대학 신경학 교수 가지 류지 박사는 12일 메틸코발라민이 ALS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예비 임상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말하고 그 결과를 15일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리는 일본신경학회 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지 박사는 18명의 중증 ALS 환자에게 메틸코발라민을 대량 투여하고 이를 투여하지 않은 다른 환자 16명과 생존기간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메틸코발라민 그룹은 18명 중 11명이 호흡보조장치의 도움 없이 1년에서 최고 3년7개월을 생존한 반면 비교그룹 환자 16명은 모두 6개월에서 2년8개월 사이에 사망했다.

가지 박사는 예비 임상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의료기관과 함께 보다 많은 ALS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실험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제약회사들도 이 결과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데 대해 미에(三重)대학 신경학 교수 구즈하라 시게키 박사는 증세가 빨리 진행되는 ALS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메틸코발라민 치료는 부작용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구즈하라 박사는 덧붙였다.

미국 프로야구 스타 루 게리그가 이 병으로 죽었다 하여 일명 루 게리그 병이라고 불리는 ALS는 뇌와 척수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근육운동이 서서히 마비되면서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도쿠시마<일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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