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카사노스 한국릴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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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1주일 만에 확보했던 물량이 동이 났습니다. 미국 본사에 2차 물량을 긴급 주문했습니다."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의 현지법인인 한국릴리의 아서 카사노스(43.사진)사장은 지난달 29일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 시장에 내놓은 뒤 확보한 4만팩(20㎎ 4정)이 품절됐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그는 출시 이후 '비아그라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카사노스 사장은 "24시간 지속하는 뛰어난 약효와 안정성이 유럽시장 등에서 입증돼 한국시장 반응도 좋을 것으로 자신했다"며 "앞으로 2~3년 내 5백억원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공동판매 계약을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도 이 같은 믿음 때문이었다.

호주 국적이지만 그리스 출신인 카사노스 사장은 업계에선 잘 알려진 '친한파'다. 직선적이고 정열적인 편인 그리스인의 성품이 한국인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1998년 한국릴리 마케팅 이사를 하다 홍콩지사장으로 떠난 지 4년 만인 지난해 되돌아왔다.

많이 아는 만큼 한국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카사노스 사장은 "수시로 바뀌는 규제 때문에 전략을 세우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세계 11위의 제약회사인 릴리(지난해 매출 1백11억달러)는 2000년 이후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싱가포르에 두개의 연구소를 세웠고, 중국과 아일랜드에도 각각 한곳씩 새로 설치했다.

한편 시알리스와 같은 날 출시된 '레비트라'의 바이엘.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9일 "시판 이틀 만에 30억원어치(10㎎×4정, 4만팩)가 팔려나갔다"고 발표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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