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을 줄여야 무병장수"

중앙일보

입력

"무병장수를 원하면 절식(節食)을 하세요."

최근 강연차 내한한 세계적 노화(老化)학자인 유병팔(71.텍사스대 명예교수) 박사는 건강을 위해 식탐(食貪)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쥐의 경우 열량 섭취를 30%만 줄여도 수명이 45% 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보통 쥐는 평균 23개월 정도 살지만 절식한 쥐는 38개월 산다는 것이다.

"현재 미 국립보건원과 위스콘신대에서 침팬지를, 네덜란드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절식의 건강효과를 연구 중인데 쥐와 비슷한 결과를 얻고 있지요."

미국 노년학회장을 지낸 그는 1973년부터 2000년까지 미 텍사스대 교수(생화학)로 재직하면서 절식의 노화방지 효과에 대한 논문 1백20여편을 발표한 절식 이론의 대가다.

절식이란 음식의 부피보다 열량을 줄인 식사를 말한다.

그는 사람도 30% 가량 열량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밥공기의 크기를 현재의 3분의 2 정도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비실대고 허약해지리란 생각은 오해입니다. 오히려 많이 먹으면 체력이 떨어집니다."

절식한 쥐는 매일 4천m를 달릴 정도로 원기충천하지만 많이 먹은 쥐는 꼼짝않고 어슬렁거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절식이 산화와 환원의 균형을 바로잡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본다. 많이 먹으면 신진대사가 산화 쪽이 우세하게 변하며 이때 생기는 다량의 유해산소가 노화와 질병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그는 "원래 인체는 생존을 위해 먹도록 진화돼 왔으나 현대인은 단지 입맛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먹게 됐다. 이에 따라 옛날에는 없었던 성인병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식사량은 길들이기 나름입니다. 허기를 모면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식욕의 노예가 되지 마십시오."

그는 30년 동안 하루 점심 한끼만 먹고 살아왔다. 열량으로 환산하면 1천8백㎈ 정도다.

성인 한명에게 필요한 하루 열량이 대개 2천5백㎈란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지만 그는 매일 새벽 5km를 30분 만에 주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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