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는 염증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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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깊숙한 곳에서 진행중인 통증 없는 염증이 심장마비를 유발하는 최대 단일 요인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제시되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 부인병원의 폴 리드커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여성 건강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2만7천939명을 대상으로 8년에 걸쳐 실시한 추적조사 결과 염증의 심장마비 유발설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드커 박사는 지금까지 심혈관 질환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알려진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보다 염증이 훨씬 더 큰 요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말했다.

리드커 박사는 감염에 대항하는 화학물질로 염증의 존재를 나타내는 C-반응성단백질(CRP) 검사에서 수치가 혈액 1ℓ당 1.5mg 이하인 사람이 심장마비 위험이 가장 낮았으며 수치가 3mg 이상이면 심장마비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조사기간 중 심장마비, 뇌졸중 환자의 약 반수가 악성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의 혈중 수치가 비교적 안정된 사람들이었으며 CRP 수치가 높은 사람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2배 높게 나타났다고 리드커 박사는 밝혔다.

리드커 박사는 이는 염증이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중대한 요인임을 확인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지적하고 "이제 염증의 심장마비 유발설은 가설이 아니며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CPR 검사비는 25-50달러 정도다.

CRP 수치는 식습관 조절과 운동으로 크게 줄일수 있으며 스타틴(-statin)계열의 콜레스테롤 강하제, 아스피린 등으로도 낮출 수 있다.

의사들에 따르면 염증 발생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백혈구의 오도된 반응으로 혈관내막의 지방퇴적물이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지방세포 자체가 염증성 단백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밖에 고혈압, 흡연 그리고 만성 치주질환처럼 오래 지속되는 강도가 낮은 감염 등이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의 어느 구석에서 만성 감염이 진행되면 염증성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 단백질들이 혈관으로 들어와 혈관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학자들은 믿고 있다.

이 염증성 단백질들은 혈관내의 지방퇴적물(플라크)을 약화시켜 떨어져 나가게하고 이것이 혈전을 형성하면서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드커 박사는 CRP 검사 결과는 15년 또는 25년 후의 위험을 예고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체중 감소, 금연 등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보스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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