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瞑想 잠기면 집중력 관장 뇌 부위 활성화'

중앙일보

입력

불교 스님들이 명상(瞑想)에 깊이 잠길 때면 뇌의 집중력을 관장하는 부위가 활성화되는 반면 방향감각과 관련된 부위의 활동은 멈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2일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방사선의학자인 앤드루 뉴버그 교수 팀이 티베트 불교 승려들이 명상할 때 뇌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평소 활동적이었던 뇌 부위가 명상시에는 움직임이 없어지는 대신 평소 조용했던 부위는 오히려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뉴버그 교수팀은 승려들이 약 1시간 동안 명상에 잠겨 직관력이 고조됐을 때 염주끈을 오른쪽으로 당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피 속에 주입한 방사성 물질의 이동경로를 뇌 영상촬영방법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특정 사안에 주의력을 집중하고 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인 뇌의 앞부분에서 활동량이 증가했으며, 두정엽이라고 하는 뇌의 뒷부분에선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두접엽은 방향감각을 관장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결과는 명상이 공간 감각의 결핍을 초래한다는 기존의 추론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뉴버그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명상하는 동안에 사람들은 흔히 자아에 대한 인식을 잃거나 공간 및 시간 감각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하는데 이번 실험에서 우리가 관찰한 것은 정확히 이러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비 체험을 할 때는 우리가 일상에서 통상 느끼는 것에 비해 현실감각이 훨씬 더 크고 분명해진다'면서 '영적 현실감은 더 강력하고 분명하기 때문에 아마도 과학적인 일상의 현실감에 비해 더 정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경험들을 육체적 측면과 정신세계 양쪽에서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똑같이 유익한 일이라고 뉴버그 교수는 덧붙였다.(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