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 디스크 '인공 디스크'로 고생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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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추간판 탈출증)는 척추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비록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만성적인 요통을 유발해 삶의 질을 파괴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지금까지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 수핵(髓核)흡입술이나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들이 환자에게 적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인공 디스크 수술과 디스크 성형술 등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치료법들이 국내 의료계에 도입돼 주목받고 있다. 인공 디스크 수술과 디스크 성형술에 대해 알아본다.

◇ 인공 디스크 수술〓병든 디스크 대신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 디스크(사진참조)를 삽입하는 치료법으로 재발성 디스크 환자에게 유용하다.

지금까지 재발성 디스크 환자의 경우 케이지라 불리는 나사 모양의 금속을 디스크 사이에 넣고 위아래 척추를 고정시키는 척추 유합 수술을 시행해왔다.

문제는 이 경우 허리를 구부리는 등 척추의 운동성마저 없애 허리가 뻣뻣해지고 고정시킨 척추 마디의 위와 아래에 하중이 전달됨으로써 또다른 디스크가 생길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실제 디스크와 똑같은 모양을 지닌 인공 디스크를 삽입할 경우 이러한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인공 디스크 수술은 15년 전 독일 등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최근 국내에도 일부 병의원에 도입돼 시술되고 있다.

강남베드로신경외과 윤강준 원장은 "수술 부위의 척추도 정상 척추에 가깝게 회전 및 굴곡 운동이 가능해져 허리가 뻣뻣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디스크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1백여명의 환자에게 시술해 90%의 만족도를 보였다는 것. 내구성도 강해 15년 정도마다 교체가 필요한 엉덩관절이나 무릎관절에 삽입하는 인공관절과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디스크 수술과 달리 등이 아닌 배 쪽의 피부를 6~7㎝ 절개한 뒤 인공 디스크를 삽입한다. 전신마취로 수술하며 수술시간은 2시간 남짓.

그러나 수술 과정이 까다로워 척추강 협착증이나 척추 분리증 등이 함께 있는 디스크엔 적용이 곤란하다.

◇ 디스크 성형술〓디스크에 고주파를 쏘아 튀어나온 디스크를 수축시켜 치료하는 방법. 등의 피부를 통해 고주파 열을 발생시키는 가느다란 도관이 디스크로 직접 삽입된다.

오징어를 구우면 오그라드는 원리처럼 60~70도의 열을 발생시켜 튀어나온 디스크를 잡아당긴다. 국소 마취 하에 이뤄지며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

국내 대부분의 척추전문 병의원에서 시술 중이다.

고주파 열 대신 이온 에너지를 이용한 방법도 있다. 미국스탠퍼드의대 연구원인 이상헌 박사(전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장)는 최근 지도교수인 융 첸과 함께 디스크 내부에 이온 에너지를 쏘아 디스크를 치료하는 새로운 디스크 성형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 9월 3일자에 소개되기도 한 이 치료법의 장점은 디스크 내부를 열로 태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박사는 "이온 에너지는 디스크를 녹인 다음 가스의 형태로 빨아내므로 주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며 "심하게 튀어나오진 않았는데 통증이 심한 디스크에 사용할 경우 효과가 높다" 고 말했다.

디스크 성형술의 단점은 튀어나온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진 못한다는 것.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은 "디스크 성형술은 간편하지만 심하게 튀어나오거나 터진 디스크엔 효과가 적다" 며 "현재 고주파를 척추 내시경에 연결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내시경을 보면서 태워 없애는 방법이 의료계에서 연구되고 있다" 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 강남베드로신경외과 윤강준 원장, 02-554-3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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