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척수부상후 전신마비 예방

중앙일보

입력

척수를 다친 환자에게 곧 바로 백신을 투여할 경우 상처 부위가 더욱 악화되면서 전신마비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레호보트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의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임상 연구'(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척수손상 후 백신을 투여하면 부상이 주변 신경세포와 섬유조직으로 확대되면서 전신마비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척수가 부분적으로 손상된 쥐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중추신경계로부터 추출한 펩타이드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경과를 관찰한 결과 백신치료를 받은 쥐의 경우 사지의 움직임이 극적으로 회복된 반면 백신치료를 받지 않은 쥐는 전신마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펩타이드 백신은 자가면역질환의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인체의 면역체계의 보호기능을 증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백신이 하는 역할은 손상된 척수를 재생시킨 것이 아니라 부상부위의 악화를 막으면서 2차적인 신경 및 근육의 손상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척수를 다친 환자의 경우 부상후 수일 또는 몇주내에 상처부위에서부터 연쇄적인 손상이 이뤄져 1차 부상때 손상되지 않은 신경세포와 섬유조직이 계속 망가지면서 전신마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2차 부상은 1차 부상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1년내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백신의 임상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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