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기시간 줄이려고 독일로 환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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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국민의료제도 운영기관인 국립보건원(NHS)이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독일이나 벨기에로 보내 치료를 받게하는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선데이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NHS 대기환자의 수가 가장 많은 주 가운데 하나인 웨스트 서식스주관계자들이 환자 50명을 독일로 보내 엉덩이와 무릎 대체수술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6개 이상의 지역 보건당국이 독일 또는 벨기에 병원들과 협상중이라고전했다.

이같은 움직임들은 NHS 환자들의 유럽대륙으로의 대탈출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말했다.

영국 정부는 환자들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대기환자 명단의 숫자가 조작됐음이 드러나 이 문제에 관한 한 발언권이 약화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 최근 유럽재판소가 환자들이 국내에서 "지나친 (치료)지연"에 직면할 경우해외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웨스트 서식스주 보건당국 산하의 크롤리 기초치료그룹(PCG)은 독일내 120개 병원을 관리하는 민간의료법인 게르메딕(GerMedic)과 협상에 진전을 보고 있으며 환자들을 런던 남쪽의 개트윅공항에서 독일의 뒤셀도르프공항으로 공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대상환자 50명은 엉덩이 및 무릎 보철수술을 수개월간 기다려온 사람들 가운데서 선정되며 독일내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장비가 좋은 시설중 하나인 에센 인근의 루터하우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크롤리 PCG의 브라이언 하워드 원장은 환자들을 해외로 보내는 것이 내년 3월까지 환자대기 시간을 18개월에서 15개월로 단축시킨다는 정부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이번에 독일로 가는 환자들은 9월말 또는 10월까지 출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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