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새 항암물질 개발…시험관 실험서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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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에 대해 정상세포보다 1만배나 강력한독성을 발휘하는 획기적인 항암물질이 개발돼 시험관 실험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영국의 암 전문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 최신호가 29일 밝혔다.

영국 레스터에 있는 드 몬트포드대학의 제리 포터 박사는 이 암 전문지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항암물질은 시험관 실험에서 24시간안에 암종양의 거의 완전히 소멸시키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항암물질은 암세포에 있는 효소와 만나면 독성을 띠게 되며 암세포내의 효소가 이 물질을 활성시키기 때문에 암세포만 파괴되고 주변의 정상세포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고 포터 박사는 말했다. 재래식 항암제는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모두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각하다.

포터 박사는 시험관 실험에서 이 항암물질은 유방암, 결장암, 폐암, 위암, 뇌종양 등 95%의 암세포에 대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자신은 지금까지암은 완치 불가능한 병이라고 믿어왔으나 이 매우 고무적인 실험결과를 보고 암도완치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항암물질은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백혈병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밝혀졌다고 포터 박사는 말했다.

포터 박사는 앞으로 동물실험을 거쳐 5년안에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항암물질을 임상실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이 항암물질이 상용화되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포터 박사는 전통적인 항암제들은 암세포에 대한 독성이 고작해야 정상세포보다두배정도 강하기 때문에 정상세포가 다치지않는 한도안에서 투여단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지만 이 새 항암물질은 암세포에 대한 독성이 무려 1만배나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 새 항암물질은 정제(錠劑)형태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포터 박사는 덧붙였다.

레스터대학의 암전문의 켄 오번 박사는 이 항암물질이 모든 암을 완치시킬 수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커다란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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