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요법 심장병 예방 도움안돼

중앙일보

입력

심장병 예방과 치료를 연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연구단체중 하나인 미국심장학회(AHA)는 23일 폐경여성이 순전히심장병 예방 목적으로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발표했다.

AHA는 이날 학회지인 '순환' 최신호에 이같은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는의사들은 심장병 예방을 위해 에스트로겐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1999년 지침을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AHA는 최근 몇년사이에 에스트로겐 보충제의 심장병 예방효과를 둘러싸고 엇갈린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고 에스트로겐이 오히려 심장병 위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일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종전의 지침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AHA는 그러나 심장병이외의 다른 효과를 목적으로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복용하는 여성들은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약2천만명 미국 폐경여성들은 안명홍조와 같은 갱년기 장애와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테론을 혼합한 호르몬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이 새로운 지침을 발표한 뉴욕 장로교병원 심장질환예방실장 로리 모스카 박사는 에스트로겐 보충제가 여성 심장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일부 여성에게는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이달초 미국내과학보에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심장마비를 겪은일이 있거나 심장병 진단을 받은 여성중 1년미만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복용한 여성은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방마비가 재발하거나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모스카 박사는 지적했다.

모스카 박사는 에스트로겐은 혈중 양성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반면 악성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혈관을 이완시킴으로써 심장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지만 혈관염증과 혈전을 일으키는 역효과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댈러스 <미국 텍사스주>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