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다이옥신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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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역의 토양과 대기에서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양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학계에서는 다이옥신에 오염된 지역에서 자란 동식물을 많이 먹을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대 김종국(환경공학과) 교수는 20일 “지난 3년 동안 조사를 벌인 결과 전주시 팔복동 공단주변 토양의 다이옥신 농도가 g당 62.6pg(1피코그램은 1조분의 1g) 로 전국 평균치(0.935pg) 보다 무려 7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 역시 ㎥당 0.237∼0.517pg으로 타지역(평균 0.25pg) 보다 최고 2배가량 검출됐다.

특히 전주천에 서식하는 잉어에서 다이옥신이 g당 2.44pg 나온 것을 비롯해 붕어 1.17pg,피라미 0.76pg 등이 검출됐다.이는 전국 31개 지점의 어종별 평균치(0.19pg) 와 비교할 때 4∼13배나 높은 수치다.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전국의 토양 다이옥신 농도를 조사한 결과 충남 서천군 마석지역(g당 22.439pg) 이 가장 심하게 오염됐다고 발표했었다.당시 전주시는 조사에서 빠졌다.

한편 일본에서는 다이옥신 농도 허용기준치를 토양은 g당 1천pg,대기는 ㎥당 0.6pg으로 정해두는 등 대책을 세워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이같은 기준치가 없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토양 ·대기 등 다이옥신 오염도나 원인을 아직 정확히 밝힐 수 없으며 이를 규명하기 위한 배출원 조사를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지역의 다이옥신 오염도가 높은 원인에 대해 김교수는 “전주공단이 40여년 가까이 오래된 데다 전북지역의 사업장 폐기물 처리량(하루 1만6천여t) 이 전국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단 주변의 농작물이나 전주천의 물고기를 먹을 경우 다이옥신이 쌓여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특히 전북도내에 다이옥신 배출 ·잔류량을 정기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공인기관을 하루 빨리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를 오는 9월 경주에서 열리는 다이옥신 국제학회(DIOXIN 2001) 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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