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흡연 류머티스성 관절염 위험

중앙일보

입력

장기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스성 관절 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에 있는 에인트리대학병원의 데이비드 허친슨 박사는 미국 류머티즘질환학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하루 한갑이상씩 장기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류머티스성 관절염 위험이 일반인들의 평균발생률에 비해 현저히 높으며 특히 40년 넘게 피운 사람은 무려 1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허친슨 박사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 239명과 건강한 사람 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그러나 과거에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그러한 위험이 별로 높지않았다고 밝혔다.

허친슨 박사는 심한 흡연과 류머티스성 관절염사이에 이처럼 강력한 연관이 있는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들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항체인 류머티즘인자(因子)의 분비량에 흡연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류머티즘 그룹이 비교그룹에 비해 2배 많았고 흡연기간은 류머티즘 그룹이 하루 한갑씩 평균 18년, 비교그룹이 1년이었으며 전에 피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비슷했다.

류머티즘 그룹중 60%는 가까운 친척중에 같은 환자들이 없었고 나머지 40%는 가족력이 있었으나 흡연경력은 뚜렷한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가족력이 없는 환자는 평균흡연기간이 25년인데 비해 가족력이 없는 환자는 4년에 불과했다.

허친슨 박사는 이러한 조사결과로 미루어 흡연자체가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연관은 없더라도 장기간의 흡연이 위험요인이 분명하다고 결론지었다.

또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심한 흡연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않은 환자에 비해 장기간 병을 앓을 수는 있지만 담배를 피울 가능성은 적다는 사실을 이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허친슨 박사는 지적했다.

앞서 발표된 일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장기간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류머티스성 관절염 환자나 건강한 사람이나 가릴 것 없이 류머티즘인자의 분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면역체계가 스스로 발동해 자신의 연골과 조직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관절이 저절로 닳아 없어지는 골관절염과는 다르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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