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뇌손상 60% 감소, 신물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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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을 포함한 뇌손상을 60%까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생명공학연구소 한평림 박사와 아주대학교 곽병주.윤성화 교수 연구팀은 지난 98년부터 과학기술부 G7 신기능생물소재연구의 하나로 8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신경세포의 보호작용을 연구하던 중 뇌졸중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예상되는 화합물을 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이 화합물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진통제와 장염, 관절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 뇌세포를 죽이는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를 억제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새로운 작용효과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즉 설파살라진은 ▲세포내 칼슘의 유입과 축적을 막아 흥분성 신경독성 물질의 활성화를 억제하고 ▲세포내 아연의 유입을 막아 아연독성을 억제하며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아 산화적 독성을 억제한다는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실험용 쥐의 일종인 랫트의 뇌혈관을 10여분동안 막은 뒤 뇌의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설파셀라진을 투입하는 실험을 통해 뇌손상이 60%까지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설파살라진의 약리효과를 규명한 것 외에 `AJ000시리즈'로 이름지어진 1백여종의 신규 화합물을 합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설파셀라진에 비해 10배 이상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나타내는 신물질 'BAS'와 'NPAA'시리즈도 함께 개발했다.

이 가운데 BAS화합물은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NPAA화합물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현재 신물질 개발과 관련해 국내외에 2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임상실험을 계속하는 한편 신물질 개발에 참여한 ㈜뉴로테크(대표 곽병선)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한 박사는 "올해 뇌졸중 분야의 세계시장 규모는 300억달러, 국내에서만 1조원에 달해 이번 연구결과는 산업화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동물 모델을 만들어 동물 임상실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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