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천여명, 의약품 채택대가 25억 수수

중앙일보

입력

경찰이 의약계의 고질적 비리로 지적돼온 의약품 채택비 (리베이트) 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9일 "여섯개 업체들이 1998년부터 대학.종합 병원 근무 의사 1천여명에게 모두 20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돼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H사 등 국내 제약회사 네 곳과 M사 등 외국계 제약회사 두 곳에 압수수색 등을 실시, 이들이 의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관련 의사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H사는 99년 3월부터 자사가 생산한 항생제 처방을 늘려달라며 대학.종합 병원 의사 7명에게 골프채 등 1천 8백만원 어치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5개 제약회사들도 자사 의약품 처방을 늘려달라며 의사 60~5백명에게 1인당 20만~1천8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준 혐의다.

경찰은 제약회사들이 ▶골프채 등 선물.향응 제공 ▶각종 연수비 지원 ▶해외 학회참가비 지원 ▶법인 카드 대여 방식으로 의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대학.종합 병원들이 수사 선상에 오를 것" 이라며 "이같은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은 지난해 7월 의약분업 시행 이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속돼왔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베이트 수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제약업체엔 배임증재 혐의를, 의사들에게는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할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

수사팀은 지난해 10월부터 대형 제약회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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