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살살 아프고 자주 화장실을..

중앙일보

입력

Q : 직장을 다니고 있는 38세 남성입니다.
평소 아픈데 없이 건강한 편입니다. 담배는 안 피우고 술은 자주 먹습니다 밥도 잘먹고 소화도 잘 되는 편이고 화장실도 아침에 일어나서 1번씩 규칙적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갑니다. 화장실을 갔다와도 개운치가 않고, 한참뒤에 배가 살살 아파오다가 다시 가게 되죠..

그래서 요즈음에는 하루에 2-4회 정도는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주는 가지만 아침이외에는 많은 양을 보는 것도 아니고 조금 밖에 안 보는데도 자주 가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A : 쓰신 글로 미루어보아 과민성대장염증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과민성대장염은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구조적인 이상이 없기 때문에 이런저런 검사상 뚜렷한 이상소견은 없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기능에 문제가 있어 속이 불편한 증상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면 과민성 대장염에 대해 전반적인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특징적인 증상은 만성적으로 아랫배가 살살 아프면 변비.설사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때론 복통이 수술을 고려할 만큼 심할 경우도 있으나 변을 보면 복통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설사를 아침에 두세번 몰아 하기도 하고 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거나 설사와 함께 끈적끈적한 점액이 쏟아져 놀라서 병원에 오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국내에선 소화기 내과를 찾는 환자의 20~30%가 이같은 과민성 대장염 환자입니다. 중년기에 많던 이 병이 최근엔 훨씬 젊은 청소년층에까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아마도 환자들의 대장이 정상인에 비해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하면서 장내 ''운동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을 때 증상 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전문가라도 환자의 증상과 진찰소견만으로는 결핵, 염증성 대장염, 암등의 기질적인 이상이 있는 병들과 과민성대장염을 완전히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

따라서 한번쯤은 대변검사, 대장X-선검사등을 해 기질적인 질병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권합니다.

과민성 대장염 치료는 본래 치료라기보다는 관리라는측면이 강합니다. 우선 과민성 대장염 증상은 오래 가고 그증상으로 인해 환자가 수시로 힘들어 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가족이 이해해줘야 합니다.

환자 본인도 과민성 대장증후군 자체가 ''진단명''이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진단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질문하신 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이 병은 수술 등이 필요한 심각한 질병이 아니고 식생활 개선을 통해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시라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음식처방은 ''섬유소''입니다. 특히 섬유소중에서도 김치나 콩나물처럼 물이 들어가도 부피가 변하지 않는 섬유소보다 물과 섞이면 진한 암죽처럼 되는 겨,차전자피 등에서 정제된 섬유소가 더 좋습니다.
때로 대장의 수축작용을 억제시키는 약이나 신경안정제가 일시적 도움을 주기도 하나 남용은 금물입니다.
과민성대장염환자는 과식,술,찬음식등을 먹으면 증상이 심해집니다.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시고 기회 닿는대로 여행을 다니시거나 다른 여가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