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폐업관련 대구의료원장 사의

중앙일보

입력

"동료의사들의 따가운 눈길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의료대란의 와중에서 정상진료를 방해하던 의사가 첫 구속된 현장이었던 대구의료원의 이동구(李東久.55) 원장이 27일 사의를 밝혔다.

병원폐업 기간동안 李원장은 전공의들이 사직한 가운데 24명의 전문의들과 일주일여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며 하루 5백여명씩 몰려드는 환자들과 씨름을 했다.

폐업 첫날인 지난 20일 오전, 대구시 서구의사회 소속 의사 20여명이 병원을 찾아 와 실랑이를 하고 간 이후 대구시의사회 간부가 진료방해 혐의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의료원 홈페이지에는 ´동료의사를 구속시킨 기분이 어떤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우정보다 어려운 환자를 찾은 고마운 원장님´ 등의 격려도 줄을 이었다.

"내가 불리한 증언을 해 의협간부가 구속된 듯 알려진 데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어쨌든 규찰대까지 보내 감시하듯 한 것은 나를 포함해 전체 의사들이 반성할 문제라고 봅니다"

李원장은 98년 7월 부임이래 연봉제.상여금 반납 등으로 만성적자의 대구의료원을 흑자경영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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