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하루앞둔 의협표정

중앙일보

입력

집단폐업을 하루 앞둔 19일 사상 초유의 의료계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의사협회는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더라도..."라는 말까지 써가며 파업에 대한 결연한 의지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면서 폐업이 몰고올 의료재앙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이 오죽하면 파업에 나서겠느냐"며 폐업에 따른 의료사고 등은 의료계 요구사항을 무시한 정부쪽에 있다고 진료공백의 책임을 정부에 돌리는 모습이었다.

의협은 이날 의협회관에서 폐업선언 기자회견을 갖는 등 폐업수순을 밟았다. 이 자리에서 김재정 회장은 "국민진료시스템을 전면 개혁하기 위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의약분업안의 선보완 후시행을 요구하며 수많은 대화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폐업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의료마비상황을 피하기 위해 국정최고책임자가 직접 나서 7월 분업시행을 유보하고 약사법을 전면 재개정하라"고 촉구하며 마지막까지 의료계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애썼다.

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신상진 위원장도 "파업에 따른 정부의 사법처리에 대해서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며 "의협회원이 법적 제재를 받더라도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견 직후 의협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은 의협회관 3층 동아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는 등 실질적인 폐업상황에 들어갔으며, 경희대 의대 학생 40여명이 농성장을 격려방문 하는 등 폐업열기로 달아올랐다.(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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