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입장권을 산 일부 팬들이 30개 구단과 티켓 판매 대행사를 상대로 환불 소송을 제기했다고 AP 통신이 22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사는 야구팬 2명은 MLB 구단들과 롭 만 프레드 MLB 커미셔너를 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입장권 판매 다행사인 티켓마스터, 스텁허브, 라이브 네이션, 라스트 미닛 트랜잭션스 등도 피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야구 관련한 여러 계약이 법정에서 다퉈질 전망이다. MLB는 지난달 13일 시범경기를 중단한 뒤, 정규시즌 개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5월 이후 개막하더라도 무관중 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상황에서 당장 2020시즌 입장권을 미리 산 팬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고소인인 매슈 아젠먼은 뉴욕 메츠의 홈 경기 입장권 20장을 샀다. 수잔 테리-베이저는 5월 10일 예정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티켓 6장을 구매했다. 이들은 "티켓 판매한 업체와 해당 구단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쓸모없는 티켓을 돈 주고 산 것이다. 티켓 값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꼭 필요한 돈"라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30개 구단 모두가 이미 판 입장권을 전액 환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LB 사무국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즌이 얼마나 미뤄질지, 아예 취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티켓 환불·교환 정책을 새로 짤 여력이 없다. 당장 소속 선수들 연봉 지급에 관련해서도 선수노조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KBO리그도 환불 문제가 생갈 수 있다. 지난 21일 KBO 이사회는 5월 5일 개막을 결정하면서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걸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시즌 초반은 무관중 경기로 펼쳐지는 게 확정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더라도 관중 개방률을 10%부터 시작해 차차 올릴 예정이다. 시즌권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자 사정이 다르겠지만 시즌권을 구매한 팬들에게는 환불할 것으로 보인다. 전액 환불하지 않고 내년 시즌권 할인 혜택을 검토하는 팀도 있다"고 전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