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화학물질 세로토닌 심장병과 관련있어

중앙일보

입력

뇌화학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분비가 낮은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최근 열린 미 정신신체학회 연례회의에서 우울증이나 적대감 등의 개인적 특성이나 감정에 영향을 주는 신경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이 심장병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듀크대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슈아레즈씨는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은 사람들이감정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병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면역체계 단백질인 시토킨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정상이거나 많은 사람들의 경우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이런 단백질의 생성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은, 의기소침하거나 적대적 성향의 개인들이 왜 더 자주 심장병 또는 면역체계반응 강화로 인한 여러 질병에 걸리는 지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트레스가 심장병을 유발한다거나 세로토닌 분비가 낮은 사람들이 더 많이 심장병에 걸린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온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아테로성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포메커니즘이 우울증과 적대감 등에 관여하는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특히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사람들에서는 스트레스가 콜레스테롤 과다와 흡연등의 외부 환경 인자들이 그렇듯이 면역체계 반응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남녀 56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애에서 슬펐거나 분노했던 사건을 회상하도록 하고 이런 회상에 들어가기 전후에 대상자들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시토킨이라는 단백질을 조사했다.

시토킨은 백혈구세포가 체내 손상부위를 회복시키기 위한 준비과정에 들어갈때 생성하는 단백질이다. 이런 시토킨의 존재는 인체가 흡연이나 콜레스테롤과다, 혈압등 기타 공격적 요소에 대해 반응하는 것처럼 면역체계를 가동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연구팀이 스트레스를 받기전 대상자들의 혈액을 뽑아 검사한 결과 세로토닌 수치에 관계없이 어느 누구에게서도 시토킨의 분비가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슬프거나 화가났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자 세로토닌 분비가 낮은 사람들의 경우 인터루킨 1 알파와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알파등 두가지 시토킨의 수치가 높이 증가되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두가지 시토킨은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대동맥에 플라그를 조성하거나또는 아테로성 동맥경화증의 한 원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세로토닌 분비가 낮은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소염작용을 하는 때문인지 인터류킨 1알파만이 증가되는 현상을 나타냈으며 반면 세로토닌의 수치가 정상이거나 높은 여성과 남성은 분노나 슬픔등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아래서도 시토킨의 작용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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