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대통령 묘소에 정치인 발길 "장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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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종필총재 천여명 동행>
○…10·26 10주년을 맞아 김종필공화당총재가 당직자 등 1천여 명의 대규모 참배단을 조직해 고 박정희대통령 묘소를 찾는가하면 박준규민정당대표도 과거공화당출신인 정석모· 오유방· 이동진· 안영기의원등과 함께 묘소를 찾아 추모행사가 성황.
박전대통령의 묘소엔 노태우대통령· 최규하 전대통령· 김재정국회의장· 박민정당대표· 국무위원일동· 김영준감사원장· 이후낙· 남덕우씨의 화환이 놓여있었고 김영삼민주당총재의 화환도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정당들의 경쟁적 참배에 대해 『박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점차 달라지고 있으니까 정치인들이 먼저 설치고 있다』 고 지적.
김공화당총재는 참배에 앞서 오구동자택에서 당직자들과 회고담을 나누며 『아직도 박대통령의 위업에 대한 왜곡된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머지않아 정당한 역사적 평가가 내려질 것』 이라며 『노태우대통령이 어제 현직 대통령으로서 박전대통령묘소를 참배한 것은 고마운 일』 이라고 평가.

<전직 두 대통령 묘소 참배>
○…노태우대통렁은 25일 오후 「10·26」 10주년에 즈음,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의 박정희 전대통령내외 묘소를 참배.
노대통령은 이날 관계비서관들만 데리고 국립묘지에 도착, 박전대통령묘역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이승만 전대통령 묘소로 이동, 참배.
노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일체 알리지 않은 채 두 묘소를 참배했는데 박 전 대통령 서거후 현직대통령이 참배한 것은 처음.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때 박전대통령에 대한 공개추도행사마저 갖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날 노대통령의 참배는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는데 청와대 당국자는 『10주기를 맞았다는 뜻도 있는 데다 노대통령은 역사는 단절될 수 없다는 평소의 소신에 따라 참배 한 것』 이라고 설명.

<대야관계 낙관적 전망>
○…박준규 민정당대표위원은 26일 당직자회의에서 『서신문제는 이제 더 이상 정치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내한한 브란트 전 서독총리의 「절망은 없다」 는 말을 인용, 『어차피 4당간의 싸움은 남북관계등과 비교할 때는 찻잔 속의 싸움일수 밖에 없으니 대야관계는 희망을 갖고 낙관적으로 임하면 잘 풀릴 것』 이라고 강조.
그러나 이춘구사무총장은 야권의 예산연계 투쟁방침으로 예결위 구성이 어려운 것과 관련해 『신상식예결위원장 내정자의 구체적인 잘못이 확인도 되지 않았는데 사퇴 운운한다』 고 야3당을 비난하며 『5공청산등 현안도 12월 들어 벼랑에 가서야 본격 협상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여야관계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

<재무장관발언 집중성토>
○…김대중평민당총재는 자신의 편지사건파문이 진정될듯하자 두문불출했던 전날과는 달리 26일 아침 일찍 당사에 나와 편지사건은 일체 거론치 않고 세입자보호· 근소세대책등 민생문제에만 관심을 표명.
이날 회의에서는 이규성재무장관이 『근로소득세의 환급이나 세금경감은 못한다』 는 발언을 집중성토, 평민당의 관계법개정안을 관철시키기로 하고 정부의 군구조개편안에 대해서도 『5공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정국이 극도로 긴장된 시기에 국가권력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며 반대키로 결정.

<"오월동주" 농담에 웃음>
○…25일 호텔신라에서 열린 브란트 전 서독총리와 4당 대표간의 만찬은 정국이 5공 청산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고 서신파동이 있기 때문인지 가벼운 화제로만 일관.
다만 만찬장에 가장 늦게 도착한 김대중평민당총재가 미리 와있던 박준규민정당대표와 나란히 앉게되자 박권상 시사저널 편집인이 『오월동주』라고 농담을 해 좌중에 한때 웃음.
김대중총재가 박철언정무장관에게 『폴란드와 내주 중 수교한다는 보도가 맞느냐』 고 묻자 박장관은 『거의 비슷하다』 고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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