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물 이용 신약 개발을"|「한국과학자 워크숍」한병동 교수 발표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과학기술단체 총 연합회가 주최하는 국내외 한국과학기술자 추계 워크숍이 최근 열렸다.
워크숍에는 미국·서독의 한국과학자 20명과 국내학자 40명이 참가해▲정보·통신▲기계▲생명과학▲약제▲재료과학 등 5개 분과에서 60편의 최신 논문이 발표됐다.
이 가운데 한병훈 교수(서울대 생약연구소)의「신약개발과 천연물」을 소개한다.
신물질을 창출하는 데는 약리 활성이 알려진 물질을 출발점으로 하여 각종 새로운 유도체를 합성, 이중에서 우수한 약물을 검색하는 방법과 천연물의 약리 활성 유효성분을 연구해 신물질을 밝힌 다음 다시 그 유도체들을 유기 합성해 천연물성분보다 더 우수한 약물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신물질 창출연구 과정을 단축시킬 수는 있으나 선진국에서 이미 완료했거나 하고있는 연구와 중복될 확률이 매우 높다. 후자의 경우 시간과 투자가 더 필요하나 얻어진 성분은 전혀 새로운 화학구조에 속하는 물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물질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는 이것이 훨씬 바람직한 연구방향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사용중인 의약품의 절대다수가 천연물이거나 천연물과 관련이 있으므로 신물질 창출연구는 천연물의 활성성분 연구에서 출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국내에는 4천여 종의 식물이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50만종이 알려져 있다. 동물·곤충·미생물까지 합하면 천연물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아 천연물에 대한 민간경험을 통한 지식과 현대 과학적인 연구방법을 도입하면 보다 많은 우수한 신물질을 얻을 수 있다.
천연물로부터 많은 신물질을 얻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은 연구능력의 입증을 위한 연구에 머무르지 말고 문제중심의 연구과제 선정에 눈을 돌려야하며 이와 함께 연구인력의 조직화와 지원, 신물질창출 또는 신약개발 가능성이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가진 연구자를 위한 대형 연구비 지원제도도 필요한 일의 하나다.【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