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화가 김순지씨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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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반에는 방송드라마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화가 김순지씨가 22일까지 서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있다.
85년의 제2회전 이후 4년간의 모색과 실험기를 거쳐 세 번째로 마련한 이번 개인전에 그는 수묵 담채를 이용, 사실적 구도의 풍경이나 인물을 즐겨 그리던 종전의 작업방식에서 완전채색에 의한 심상구성으로 기법·소재상의 대담한 변모를 꾀한 작품 30여 점을 내놓고있다.
『성숙한 밤의 포옹』『사랑의 기원』『눈먼 나비의 소원』등 다감한 시어로 장식된 그의 이번 출품작들은 여러 겹으로 배접한 화선지에 아교를 칠하고 그 위에 다시 마티에르효과를 살린 강렬한 채색(분채)작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나 형태를 그려감으로써 고도의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하고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해·달·꽃·열매·새·물고기 등의 적절한 배치가 창출해내는 회화적 서정성과 함께 교회십자가·불탑 등으로 상징되는 내밀한 종교성, 전통민화의 기법에서 차용해온 것으로 보이는 소박하고도 서민적인 청감미 등이 그의 최근작업을 꿰는 특징적인 조형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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