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CEO 10명중 4명 "이대로면 2년내 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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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 열명 중 네명이 현재의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 자신의 회사가 2년 내에 쓰러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기협중앙회)는 종업원 20인 이상인 전국 4백33개 중소 제조업체의 CE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5일 밝혔다.

자기 기업의 '생존 연한'을 '1년 이내'라고 답한 CEO는 10.9%, '2년 이내'는 28.2%, '3년 이내'는 25.6%였다. '문제가 없다'고 답한 CEO는 16.4%에 불과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2년 이상 버틸 수 없는 기업이 39.1%, 3년은 64.7%에 달해 중소 제조업체의 심각한 경영난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10~20년 된 중견 업체 중 37.3%가 2년을 버틸 수 없다고 전망해 제조업체의 '허리'가 붕괴될 위기"라고 덧붙였다.

기협중앙회는 또 CEO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경제불안 심리지수'가 36.3(1백11 이상일 때 안정, 40 미만일 때 불안)으로 조사돼 심각한 불안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CEO들은 또 '기업하기 싫을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정부의 경제정책에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36.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비관적인 경제 전망 뉴스(28.2%)' '노사 분규(21.5%)' 등의 순이었다.

또 대기업의 노사 분규가 중소 제조업에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33.1%), '인건비 추가 상승'(25.9%) 등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정부에는 '기업 중심의 경제정책 수립'(33.4%), '노사관계 안정 및 노동시장 유연화'(24.8%)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들이 고려하는 주요 생존전략은 '기술혁신'(29.8%)과 '공장의 해외이전'(24.8%)이었으며, 44.6%의 업체가 해외이전을 고려하고 있었다. 북한의 개성공단에 입주할 의향이 있는 업체는 52.8%였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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