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로또공익재단 이사장 취임한 홍두표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로또복권 시스템사업자인 ㈜KLS(코리아로터리서비스)는 지난달 28일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을 위해 로또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순수 비영리법인으로 KLS가 설립자금 30억원을 출연했다.

이 재단 초대 이사장에 취임한 홍두표(洪斗杓.68) 전 KBS 사장을 만났다.

그는 "그동안 앞만 보고 뛰어오면서 남을 제대로 돕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던 차에 재단의 취임 요청을 받고 수락했다"고 말했다.

洪사장은 이어 "로또 수익금으로 소외된 계층과 그늘진 곳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이와 더불어 기부문화 확산에도 힘 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기부하는 데, 남을 돕는 데 다소 인색합니다. 연말에는 불우이웃돕기운동, 여름 수해 때는 수재민돕기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으나, 이것은 한해에 두세 번이고 반(半)의무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항상 생활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적은 돈이라도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계기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KLS는 이달 말까지 1만원어치 로또복권을 산 고객에게 액면가 1천원짜리 '기부상품권'을 무료로 나눠준다. 이 상품권을 받은 고객은 어린이.장애인.노인 등 상품권이 쓰이길 바라는 분야를 지정할 수 있다. KLS는 모아진 기부상품권에 해당하는 돈(목표치 50억원)을 재단에 출연한다.

洪사장은 "많은 사람이 구입하는 로또복권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복권으로, 당첨이 되지 않아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인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단기금으로 불우이웃은 물론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에 나가야 하는 홀어머니를 위한 탁아소 시설 건립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하버드.예일대에도 로또공익기금이 전해졌고,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도 이 공익기금으로 지어졌다고 해외사례를 들었다. 국내에선 로또복권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지만, 재단이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면 비판적 시각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洪사장은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제주국제자유도시방송(JIBS) 회장을 맡아 요즘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지난해 TV 방송국을 창설했고 올해 FM라디오까지 전파를 타고 있다. 1961년 한국 최초의 지상파 TV인 KBS 창설에 참여했고, 64년 민영 TV인 TBC 창설위원을 지냈던 그다.

"JIBS는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작은 방송사에 불과하지만 이곳의 자연.역사.문화 등 지역적 특성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기존 방송의 관행인 '소극적 합리주의'를 벗고 '적극적 파격주의'로 작지만 탄탄한 방송의 모델을 만들 생각입니다."

김동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