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고향 출마 못하냐" 홍준표, 험지 차출 요구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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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경남 함안군 함안군청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함안은 최근 홍 전 대표가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중 하나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경남 함안군 함안군청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함안은 최근 홍 전 대표가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중 하나다. [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지역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대부분 자기 고향에서 나오는데 왜 유독 저만 출마를 못 하게 합니까?"라고 반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함안군청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그동안 서울 송파, 동대문 등 타향에서 4선 의원을 하고 마지막을 고향에서 하겠다는데 출마를 두고 말들이 많다"면서 "지역구 의원 중 자기 고향이 아닌 곳에 출마하는 사람이 어딨느냐. 이는 상식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재고 등 의견에 대해 "나는 (해당 선거구에서 같이 공천을 준비하는) 그들을 선거 상대로 생각하지 않지만 누가 공천을 받더라도 그 사람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사천(私薦)이 아닌 공정한 절차를 통해 공천하면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당 대표를 했다고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심사해달라"고 당부했다.

홍 전 대표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PK(부산·울산·경남)가 840만명 거주하는 핵심적인 전략 지역인데 중앙당에서 간과하는 것 같다"며 "부·울·경 표심이 정권 향방을 결정하는데 이곳에 중심이 되는 사람이 없어 그 토대를 만들기 위해 경남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안 가야시장 상인회장, 함안상공회의소 등을 방문한 홍 전 대표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 정치 역정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구정을 앞두고 오늘 고향 방문을 한다. 내 나라를 위한 마지막 충정"이라고 적었다.

한편 "원로·중진들이 본을 보여야 한다", "중진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등 홍 전 대표를 겨냥한 당 지도부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는 거세지는 상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일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총선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진출해 전체적으로 당이 승리하는 데 이바지해달라"고 말했으며,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도 "살신성인 자세가 국민을 감동시킨다"며 압박을 더한 바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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