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참여 적어 대표성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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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6일 실시된 재·보궐 선거 투표율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7.26 재.보선의 투표율이 극히 저조하게 나오자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25%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고 그중 절반 가량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이 진정으로 해당 선거구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투표율이 낮으면 '동원표'의 위력이 강해져 유권자들의 생각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동원표가 효력을 발휘하면 정치권에서 조직 동원의 유혹을 느끼게 될 위험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신기현 교수는 "정당 간의 정책 대결 등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호 경쟁이 없었던 점도 투표율을 낮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5.31 지방선거를 치른 지 얼마 안된 데다 장마까지 겹쳐 투표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이 지방선거 때문에 휴가철에 실시된 점도 투표율을 낮게 한 이유라고 선관위는 보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가 있는 경우 선거일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에 재.보선을 치르도록 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수해 골프' 등 잇따라 물의를 빚은 것도 투표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보고 있다.

5.31 지방선거 당시 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차원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주려 투표장에 나간 유권자가 많았으나 최근 사태로 "한나라당에도 표를 주기 싫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7.11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의 보수 성향이 짙어진 것도 중도성향의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주안.이가영 기자<jooa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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