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야·백담사 눈치보며 5공 청산 활로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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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방적 마무리엔 반대>
○…야당이 양 김 총재회담 등을 통해 5공 청산전략을 적극화하는 기미가 보이자 민정당은 야당과 백담사의 눈치를 보는 가운데 활로를 모색.
이한동 총무는 3일 『이 문제는 국민의 시선과 여야 4정당, 전직 대통령의 입장까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어서 아직은 별로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답답해하며 민정당의 복안을 묻는 질문에 『제발 고문 좀 하지 말아달라』고 하소연.
이 총무는 『아직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증언으로 5공 청산을 마무리한다는 지난번 여야 중진회담 합의가 유효하며, 금년내 종결방침도 여전하다』며 전 전대통령의 법정대리인인 이양우 변호사를 만난 것은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라고 했으나 암중모색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
선 증언 - 후 핵심인사 처리 설에 대해 이 총무는 『1년 반이나 끌어온 문제인 만큼 무슨 아이디어인들 안 나왔겠느냐』면서도 전씨의 대 국민 직접 호소나 백서 발간 등 일방적 마무리에는 반대.

<3김 회담 주도권에 고심>
○…평민당은 김영삼 민주-김종필 공화 총재 골프모임에서 제의한 3김 총재회담을 받아들이면서 단서를 달거나 양 김 총재의 태도를 걸고넘어지는 등 불쾌한 기색을 토로.
이상수대변인은 3일 아침 김대중 총재로부터 당의 입장을 지시 받은 뒤 『김영삼 총재가 우리의 양자회담 제의를 거절한 뒤 뜻밖에 김종필 총재와 만났는데 김대중 총재와의 회담거절이 5공 청산과 민주화에 대한 자신감이나 의지가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일게 하고 있다』고 지적.
또 김종필 총재에 대해선 『3야 공조체제를 재 구축하려고 하지만 단기적인 전략에 불과하고 「몸은 야당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당」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주장.
그는 『김종필 총재의 5공 청산태도에 대해선 3야 정책위 의장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 3김 회담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미리부터 쐐기.

<평민에 무조건 동참 촉구>
○…민주당은 야3당 총재회담제의에 평민당이 『공화당의 태도를 보겠다』는 식의 조건을 붙인 데 대해 『이 시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속한 야3당 공조회복』이라며 평민당 측에 무조건 동참을 촉구.
강삼재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연내에 5공 청산을 매듭짓자는 야3당의 견해가 일치된 이상 중평이나 악법개폐 문제 등 부수적인 문제에 집착해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하고 『오랜 공백 끝에 겨우 야권 공조계기가 마련된 만큼 피차 열린 마음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될 것』이라고 주장.
강 대변인은 이어 『특히 중평에 관해서는 우리 당이 가장 할말이 많다』며 『그러나 대다수국민의 뜻이 더욱 중요하므로 사소한 문제는 접어두고 우선 3김 총재가 만나 큰 흐름을 잡아나가야 될 것』이라고 피력.

<평민 안 따라올 수 없을 것>
○…공화당은 김영삼-김종필 회담의 7개항 합의 중 두 김 총재가 「국정전반에 걸쳐 최대한 협조키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 『민주-공화당의 새 공조체제가 탄생한 것』이라고 의미 부여.
김용환 정책의장은 3일 『민주·공화 양당은 모두 온건 보수노선으로 성격이 비슷하다』 면서 『양당이 협력하면 평민당이 안 따라 올 수 없을 것이고 민정당도 정신차려야 할 것』 이라고 주장.
김 의장은 『두 김 총재가 「앞으로는 우리가 손잡고 정치를 본궤도에 올려놓자」 「여유 있는 정치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몇 번이고 되풀이 해 강조했다』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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