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때문에… 건설투자 -3.9% 추락 내수 회복 발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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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보다 0.8%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는 다소 살아났지만 '세금 폭탄'을 앞세운 고강도 부동산 규제 여파로 건설 부문이 얼어붙는 바람에 경제성장률이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GDP가 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20여 일 전인 이달 초 전망했던 성장률(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5.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마이너스 0.4%에서 2분기 2.8%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건설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 3.9%로 뚝 떨어졌다. 건설업 생산 역시 전기 대비 2.7% 감소했다. 건설경기 부진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민간소비 증가율도 1분기 1.3%에서 0.9%로 낮아졌고, 내수의 GDP 성장 기여도 역시 1분기 0.9%포인트에서 2분기 0.3%포인트로 줄었다. 한은 이광준 경제통계국장은 "공업용 건설투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민간 주거와 상업용 건설이 크게 부진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유가가 급등해 수출 환경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 부문의 위축이 오래 가면 하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나빠져 5%는커녕 4%대 달성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박사는 "부동산 규제로 건설투자는 하반기 내내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 민간소비마저 위축되면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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